올바른 만리장성은...?

 

중국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만리장성의 끝을 늘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현재 만리장성의 총 길이와 그 길이가 올바르지 않은 이유를 알아봅시다

 

고무줄처럼 늘어난 만리장성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만리장성을 등재할 때까지만 해도 만리장성의 동쪽 끝은 산하이관(山海關), 서쪽 끝은 자위관(嘉峪關)으로 소개하였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며 중국은 산하이관에서 더욱 동쪽으로 새로운 만리장성을 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국가문물국은 2000년대 중반에 만리장성 길이를 6천km, 2009년에는 8천851km라고 발표했다가 2012년에는 2만1천196.18km라고 늘렸습니다. 

중국이 만리장성의 동단이라 주장하는 후산장성

   중국은 2009년부터 명나라 시기 장성이 단둥에 있는 후산장성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후산장성 1.25km구간을 복원하고 전시관으로 만들어 관광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다쿠멘터리팀 취재에 따르면 여전히 중국 자국민조차도 대부분 여전히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산하이관’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 현재 ‘만리장성의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말하는 부분은 ‘고구려 박작성’의 흔적입니다.

  이후 중국은 2012년, 동-서 모두 길이를 늘려 서쪽 끝을 하미, 동쪽 끝을 헤이롱쟝성(흑룡강성)의 무단장까지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이전에 발표했던 8,851km보다도 약 2.5배 길어진 21,196.18km며, 과거 고구려 혹은 발해의 영토까지 중국이 진출하였음을 암묵적으로 홍보하는 내용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현재 일부 홍보 자료에서는 한반도 내부까지 만리 장성이 진출하였다고 언급하며 신의주를 넘어 평양까지 만리장성의 위치를 포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고구려 박작성이 ‘호산산성’이라고?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중국이 ‘만리장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구간 중 일부는 고구려의 성이었던 ‘박작성’입니다. ‘박작성’은 당 태종이 645년 고구려 대규모 침략에 실패한 후, 3년 뒤인 648년에 태종은 대규모 전함을 축조케 하는 동시에 설민철에게 3만여군사를 이끌고 고구려 박작성을 공격하게 하였다는 기록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요동반도에서 평양성으로 이어지는 교통로를 방어하는 성의 하나로, 압록강 입구에서 100여리 떨어진 강 북안의 험준한 산을 끼고 있는 지세라는 기록으로 보아, 그 위치는 현재 중국 단동시(丹東市) 동북 15km 거리에 있는 호산산성(虎山山城)에 비정됩니다. 특히 박작성 인근인 압록강 하구로는 고구려의 대행성이 자리잡고 있어 특히나 이 박작성이 만리장성이 아니라 고구려의 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줍니다.

  또한, 현재 호산장성 주변에서 발견되는 돌의 형태는 앞은 벽돌무늬, 뒤는 뾰족한 ‘쐐기돌’의 형태입니다. 이는 쐐기돌로 성벽을 쌓은 뒤 성벽 안에서 틈을 작은 돌들로 매우는 고구려의 축조방식에서 나타나며, 흙으로 벽 높이만큼 다진 후 그 앞을 벽돌로 쌓는 중국 성 축조방식에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미 고구려 시기에 만들어진 고구려 성을 명대에 축조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이전 중국이 언급하였던 산하이관(山海關)이 만리장성의 동단입니다. 

(왼쪽부터) 고구려 성 쌓는 방식과 중국 성 쌓는 방식

진짜 산성은 어디까지?

  한국과 일본, 베트남, 몽골, 중앙아시아 등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중국 관찬 지도 중 가장 권위있는 지도라고 여겨지는 『중국역사지도집』에서도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82년 1차 인쇄본에서는 박작성이 표시되어 있는 반면, 후산산성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특히 시대별로 국경을 설명해 놓은 지도이기 때문에 명대 시기 지도를 따로 확인 할 수 있는데 이곳에 ‘만리장성도’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명대 제 5대 황제인 선종 8년에 제작된 지도인데 여기에 만리장성 끝은 ‘영평부’, 지금의 산해관입니다.

중국이 후산산성이라고 주장하는 위치에 성이 들어섰던 흔적을 지도에서 확인 가능했지만 이는 만리장성을 표시하는 기호와 다른 기호로 표기하여 만리장성과 다른 개념의 성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부에서도 이를 햇갈려하고 있습니다. 2009년 악록서사가 발생한 보통중고과정 실험교과서 『역사-세계문화유산회체』에서는 명대장성*의 동단을 압록강 변 단둥시 호산산성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해인 2010년, 동일한 출판사 악록서사에서 발행한 교과서『역사-중외역사인물평설』에서는 명대장성의 동단산하이관(山海關)이라고 소개하며 1년 사이 다시 만리장성의 길이가 줄어드는 현상도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명대장성: 명(明)나라 시대에 지어진 만리장성을 일컽는 말

참고자료

우성민.  『동북역사지도집』의 고구려 박작성에 대한 검토. 동북아역사재단. (2014)

KBS 역사스페셜 – 고구려성, 만리장성으로 둔갑하다 . <URL: https://www.youtube.com/watch?v=p9-K_RSfE1s >

사진

황은희. 고구려와 중국성은 달라요. 한중역사현안바로알기. <URL: http://contents.nahf.or.kr/edkcViewer/item.do?pg=7&view=contents >